2013년 7월 14일 일요일

돈받고 잠적 '먹튀 튜터' 기승

스마트폰 화상채팅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사기 및 협박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외국 현지인과의 화상 영어회화를 신청했다가 돈만 떼이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대학생 김모(23) 씨는 지난 1월 한 영어학습 커뮤니티에서 필리핀인 A 씨와 영어회화 수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필리핀에서 4년제 대학을 졸업했다는 A 씨는 월 5만원을 자신의 계좌로 선입금하면 주 2회, 1시간 동안 영어로 대화를 하겠다고 제안했고, 이에 김 씨는 A 씨에게 송금을 했다. 회화수업은 스카이프 등 영상통화 앱을 통해 진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2주가 지나자 A 씨는 “몸이 아프다, 바쁜 일이 생겼다”며 김 씨의 전화를 받지 않았고 이후 연락이 두절됐다. 김 씨는 “사기당한 금액이 크지 않아 경찰에 신고는 하지 않았다”며 “공부 좀 해보겠다고 발품 팔아 섭외했는데 이렇게 사기를 당하니 의욕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영어학습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주로 필리핀 지역 거주자들과 스카이프 등 영상통화 앱을 통해 월 5만원 정도의 금액으로 영어회화 수업을 진행했다가 몇 차례 수업 후 상대방 영어 튜터가 잠적해버리는 사례들이 증가하고 있다.

한국인들이 자주 찾는 영어학습 커뮤니티에는 필리핀 현지인들이 자신의 사진과 프로필을 올려놓고 주 1, 2회 영어회화를 해주는 식의 거래가 진행되고 있다. 대형 전화영어 업체에 비해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학생 및 직장인들에게 인기를 끄는 상황이다.

하지만 그만큼 검증되지 않은 영어실력뿐 아니라 중개 없이 직접 학생에게 입금을 받고 수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돈만 받고 잠적해버리는 ‘먹튀 튜터’들이 활개를 치기도 한다. 피해자들은 이런 먹튀 튜터들의 신상과 사진을 커뮤니티에 올리면서 주의를 당부하고 있지만 피해자는 속출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스카이프 등 영상통화 앱의 경우 해외 가입자의 아이디 등을 추적하기 어렵고 신상을 넘겨받는다고 해도 해당 국가 경찰들과의 공조가 쉽지 않아 수사에 어려움이 있다”며 “전화영어의 경우 믿을 만한 업체를 통해 검증된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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