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6월 30일 일요일

초대형 카지노로 라스베이거스 넘보는 필리핀

초대형 카지노로 라스베이거스 넘보는 필리핀
By Kate O’keeffe
아시아가 글로벌 카지노 시장에서 미국의 뒤를 바짝 따라잡고 있는 가운데, 필리핀이 이번 주 12억달러 규모 초대형 카지노를 개장하면서 아시아에서 세 번째로 큰 카지노 허브로 도약할 꿈을 꾼다.
중국의 경우, 380억달러 규모의 마카오 카지노 산업은 이미 라스베이거스보다 6배나 많은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동남아로 가보면, 싱가포르는 2010년 최초의 리조트를 개장한 첫 해에 라스베이거스에 맞먹는 매출을 올렸다.
Reuters
‘솔레어’는 개장 첫 12주 안에 25,000명의 고객을 유치했다.
항만업으로 갑부 대열에 올라선 엔리케 라손 주니어(53)가 카지노 산업에 처음으로 도전장을 내밀면서 선보인 카지노 ‘솔레어’는 야자수가 즐비한 마닐라만에 들어설 초대형 리조트 네 곳 중 처음으로 개장한 리조트다. 마카오 카지노업계 거물인 ‘멜코 크라운 엔터테인먼트’와 필리핀 최고의 거부 헨리 시(Henry Sy)도 이듬해 리조트를 개장할 계획이다. 말레이시아 카지노업계의 큰 손 ‘겐팅’과 억만장자 앤드류 탄도 카지노 개장을 준비 중이다. 일본 도박왕 카즈오 오카다도 네 번째 리조트를 건설하고 있다.
미국 카지노 기업들은 마카오와 싱가포르에
상당히 위협적인 경쟁자들로 자리해왔다.
하지만 마닐라에는 대형 브랜드가 하나도 없었다.
로렌스 호 ‘멜코 크라운’ CEO는 마닐라에
아시아계 브랜드가 줄줄이 들어서는 것은
카지노업계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면서 아시아 경제가 성장하고 역내 카지노 업계도 성장했기 때문에 이 같은 변화가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카지노업계 관계자들은 필리핀에는 부정부패가 만연해 있고 성장 목표치를 달성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필리핀 시장에는 관심을 갖지 않았다는 속내를 털어놨다.
개장 행사에 베니뇨 S. 아키노 3세 필리핀 대통령까지 참석한 ‘솔레어’는 문을 열고 첫 12주 안에 25,000명이나 몰렸다. 솔레어는 슬롯머신 1,200대에 갬블링 테이블 거의 300대를 갖추고 있다. 솔레어는 필리핀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리조트를 표방한다. 룸서비스로 롤빵을 시키면 금박을 씌운 음식이 등장한다.
필리핀에서 카지노업은 오랫동안 합법이었지만 필리핀 카지노 대부분은 정부에서 운영해왔으며 외국인 고객의 구미에 맞을 만큼 호화롭지 못했다.
새롭게 문을 여는 리조트들은 마카오의 단골 고객인 중국 부유층 갬블러들과 필리핀의 급속한 경제 성장으로 주머니가 두둑해진 필리핀 국민들을 주요 고객층으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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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마닐라가 빈곤, 자연재해, 납치, 테러로 악명이 높기 때문에 중국 갬블러들을 유치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2010년 전직 마닐라 경관이 관광 버스를 납치해 홍콩 관광객 8명을 살해한 사건의 기억도 채 잊히지 않았다. 필리핀은 또한 중국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으로 정치적인 갈등 또한 안고 있다.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씨티그룹 소속 카지노산업 관련 애널리스트인 마이클 비어는 필리핀 연간 카지노산업 수익이 2015년 말까지 두 배 이상 늘어나 30억달러에 달할 것이며, 마닐라 리조트 프로젝트 4개가 모두 무르익으면 라스베이거스와 싱가포르 시장을 능가할 잠재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라스베이거스와 싱가포르 카지노 산업의 연간 수익은 약 60억달러 수준이다.
마이클 비어는 “대다수 해외직접투자(FDI)는 필리핀 GDP 성장률이 6%대 이상이고 국내 소비가 대폭 증가한다는 가정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솔레어 카지노는 두 가지 계층의 갬블러를 유치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설계했다. 마이클 프렌치 ‘솔레어’ 최고운영책임자(COO)는 1층은 필리핀 국내 고객을 위한 공간이라며, 필리핀 국내 고객들은 중국보다는 미국 취향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프렌치 COO는 “필리핀 갬블러들은 예쁜 여자가 칵테일을 서빙하고, 떠들썩한 음악이 흘러나오고, 반짝반짝한 인테리어를 선호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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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은 마카오 카지노를 참고해 한국과 중국 등 주요 아시아 VIP들을 위한 공간으로 꾸몄다. 중국 갬블러들은 칵테일보다는 차를 마시며, 엔터테인먼트보다는 게임 자체에 열중하는 경향이 있다. 솔레어에서 VIP 서비스와 비즈니스 개발을 담당하는 로레인 쿠 부회장은 갑부들을 태운 개인 전용기들이 개장 행사에 속속 모습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거부들을 위한 카지노 여행을 알선하는 중개인들의 반응은 일단 긍정적이다. 솔레어 VIP룸 5개는 모두 예약이 끝났다. 대기자 명단의 줄도 짧지 않다. 중개인들은 마카오 카지노산업 수익의 70%를 차지한다.
리조트 내 이탈리아 레스토랑에서 개장 첫 날 한밤중에 가진 인터뷰에서 라손 CEO는 솔레어가 개장해서 기쁘고, 앞으로 남미, 일본, 마카오에서 카지노를 더 열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레스토랑 한 켠에 앉아있는 나이지리아 항만 사업 동업자를 가리키면서, 원래 해오던 항만 사업도 계속할 것이라는 말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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